새벽 2시, 저는 노트북 앞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습니다. 다음 달 발리 여행을 앞두고 익스피디아와 트립닷컴을 오가며 똑같은 호텔, 똑같은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고 있었거든요. 그리고 그 결과가… 생각보다 충격적이었어요.
익스피디아를 믿었던 이유
솔직히 고백하자면, 저는 오랫동안 익스피디아 애용자였어요. 왜냐고요? 일단 익숙하잖아요. 해외 사이트라는 신뢰감도 있었고, 무엇보다 “호텔+항공권” 패키지로 묶으면 할인 폭이 꽤 크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.
실제로 작년 싱가포르 여행 때는 익스피디아 쿠폰을 써서 호텔을 20% 정도 저렴하게 예약했어요. 마리나 베이 샌즈였는데, 정가보다 15만원이나 아꼈죠. 그때 “역시 익스피디아지!” 하면서 뿌듯해했던 기억이 나네요.
익스피디아의 강점은 확실해요. 전 세계 호텔 데이터베이스가 방대하고, 리워드 프로그램도 괜찮아요. 예약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고, 그걸로 다음 여행 때 할인받을 수 있으니까 충성 고객이 생기는 구조죠.
그런데 이번에 제대로 비교해보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.
트립닷컴, 처음엔 반신반의했다
사실 트립닷컴은 친구 추천으로 알게 됐어요. “여기 중국계 플랫폼인데 의외로 괜찮더라” 하길래 한번 써봤죠. 처음엔 “중국 회사라 좀 불안한데?” 싶었는데, 막상 써보니 이게 완전 편견이더라고요.
첫 인상은 “와, 되게 저렴한데?”였어요. 같은 호텔을 검색했는데 익스피디아보다 기본 가격 자체가 낮게 나오는 거예요. 여기에 트립닷컴 할인코드까지 적용하니까 격차가 더 벌어지더라고요.
예를 들어 발리 세미냑 지역 4성급 호텔, 3박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:
- 익스피디아: 약 68만원 (쿠폰 적용 후 62만원)
- 트립닷컴: 약 59만원 (할인코드 적용 후 54만원)
무려 8만원 차이! 같은 방, 같은 조건인데 말이죠. 처음엔 “뭔가 함정이 있겠지?” 했는데, 예약 조건 꼼꼼히 읽어봐도 차이가 없더라고요.
항공권 전쟁, 승자는 누구?
호텔은 그렇다 치고, 항공권은 어떨까요? 여기서 더 극적인 차이가 났어요.
익스피디아는 항공권 단독 예약보다 패키지를 밀어요. 호텔이랑 같이 끊으면 추가 할인을 주는 식이죠. 나쁘지 않은 전략인데, 문제는 항공권 단독으로 찾을 때 선택지가 좀 제한적이라는 거예요.
반면 트립닷컴 항공권은 정말 다양해요. 인천-발리 노선 하나 검색했는데 30개가 넘는 옵션이 나오더라고요. 직항, 1회 경유, 2회 경유, 새벽 출발, 심야 도착… 내가 원하는 시간대를 정말 세밀하게 고를 수 있어요.
가격도 평균적으로 트립닷컴이 저렴했어요. 같은 대한항공 직항편인데도 3~5만원 정도 차이 났으니까요. 적은 돈 같지만, 4인 가족이면 12~20만원 차이잖아요? 현지에서 맛있는 거 한 끼 더 먹을 수 있는 돈이죠.
숨은 차이점들
자세히 들여다보니 몰랐던 차이들이 더 있더라고요.
환불 정책: 익스피디아는 환불 가능 옵션이 비싼 편이에요. 같은 호텔인데 환불 가능으로 선택하면 가격이 확 뛰더라고요. 트립닷컴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편이고, 환불 가능 옵션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요.
고객센터: 익스피디아는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. 한국어 지원이 있긴 한데, 복잡한 문제는 결국 영어권 상담원한테 연결되더라고요. 트립닷컴은 24시간 한국어 상담이 돼요. 새벽에 급하게 예약 변경할 일 생겼을 때 진짜 편했어요.
결제 옵션: 트립닷컴이 더 다양해요. 카드는 물론이고, 계좌이체, 페이팔, 심지어 카카오페이까지 되더라고요. 익스피디아는 주로 신용카드 중심이에요.
실제로 돈 아끼는 팁
여러 번 예약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공유할게요.
타이밍이 전부: 두 플랫폼 모두 화요일이나 수요일 새벽에 특가가 자주 나와요. 주말보다 평일, 낮보다 새벽이 저렴한 경우가 많더라고요.
쿠폰 중복 사용: 트립닷컴은 가끔 쿠폰 중복 적용이 돼요. 회원가입 쿠폰 + 앱 다운로드 쿠폰 + 시즌 할인 이런 식으로요. 익스피디아는 하나만 적용 가능한 경우가 많아요.
리워드 vs 즉시 할인: 익스피디아는 리워드 쌓아서 나중에 쓰는 구조, 트립닷컴은 지금 당장 할인받는 구조예요. 여행을 자주 다니면 익스피디아가 유리하고, 가끔 가는 사람은 트립닷컴이 나아요.
결론은 이렇습니다
밤새 비교한 결과, 제 결론은 이거예요: 지금 당장의 가격이 중요하다면 트립닷컴, 장기적으로 리워드 쌓으면서 쓸 거면 익스피디아.
저는 이번 발리 여행은 트립닷컴으로 예약했어요. 호텔 8만원, 항공권 5만원 아껴서 총 13만원 절약했거든요. 그 돈으로 스파 하나 더 받기로 했죠.
하지만 내년 하와이 여행은 익스피디아로 알아보려고요. 고급 리조트를 오래 묵을 계획인데, 익스피디아 리워드가 더 유리할 것 같아서요.
중요한 건 맹목적인 충성보다 똑똑한 선택이에요. 매번 예약할 때마다 두 곳 다 비교해보세요. 5분 투자로 10만원 아끼는 마법, 여러분도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.
여러분의 다음 여행은 어디인가요? 댓글로 알려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팁 공유해드릴게요!